HP ProLiant MicroServer 활용기
2010. 11. 29. 14:21 |
컴퓨터 하드웨어 이야기
지난번에 이어 오늘은 실질적 활용기를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0. OS 이야기
사실 저는 서버에 대해 잘 모릅니다. 아마 관련 분야 직종에 종사하는 분들이 아니라면 대부분 잘 모르실 것입니다. 서버라고 하면 마냥 어렵게 보이고 특히 리눅스, 유닉스 등의 OS와 PHP, SQL, JSP 등을 떠올리실 것 같은데, 저처럼 가정에서 파일서버 용도로만 사용하기에는 어려운 언어들을 배우지 않아도 됩니다. 그냥 윈도우 XP나 윈도우 7만으로도 충분히 파일서버를 돌릴 수 있습니다.
지난번에는 제가 Windows Server 2008 R2를 설치했다고 말씀드렸는데, 보안도 너무 강한 것 같고 사용하지 않는 기능도 너무 많아서 그냥 익숙한 윈도우 7로 다시 설치를 했습니다. 적어도 제가 활용하는 용도는 윈도우 7만으로도 충분히 소화가 가능하니까요. 물론 윈도우 XP도 상관은 없는데, 저는 윈도우 7에 너무 익숙해져서 윈도우 7이 편합니다.
그래서 아래 그림처럼 원격 데스크탑으로 서버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1. 나만의 FTP 서버
일단 저는 가장 먼저 FTP 서버를 구축했습니다. 집 밖에서 사용할 수 있는 나만의 웹하드를 그동안 꿈꿔왔는데 이번 기회에 마련한 것이죠. 예전에는 그랬습니다. 집 밖에서 중요한 문서 파일이나 대용량 파일을 집으로 보내려면 일단 포털의 이메일 계정에 업로드 시켰습니다. 그런 다음 집에 와서 다시 다운로드를 받았죠. 하지만 포털에 중요한 개인정보를 담은 내용을 메일로 보낸다는게 사실 약간 꺼림직한 측면이 있었습니다. 일단은 나의 중요한 정보가 제 3자에게 노출되는 것이니까요. 또한 속도 역시 불만족스러웠습니다. 새벽 시간대에는 속도가 잘 나오던데, 저녁 피크타임에는 속도가 참 눈물나더군요.
웹하드 서비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네이버의 N드라이브나 KT의 유클라우드, MS의 스카이 드라이브 등 개인용으로 무료 공간을 제공하는 서비스들이 많은데, 이러한 서비스 역시 일단 내 컴퓨터가 아닌 외부에 파일이 저장된다는 점이 조금은 찝찝하게 느껴집니다. 아무리 보안이 강력하다 하더라도, 적어도 서비스 제공자들에게는 나만의 파일이 노출되는 것이니까요. 게다가 대부분의 웹하드 서비스는 윈도우 탐색기나 웹브라우저로 파일을 전송하는 것이 아니라 일단 전용 클라이언트를 설치해야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저는 그런 점들이 너무나도 불편했습니다.
하지만 나만의 FTP 서버를 가지고 있다면 어떻게 될까요? 언제 어디서든 인터넷만 연결되어 있으면 바로 내 컴퓨터에 연결해서 파일을 업로드 하거나 다운로드 받을 수 있습니다. 얼마전에 제 친구가 중요한 프로젝트 자료를 몇번이나 날려먹은 적이 있어서 홈서버 구축을 진지하게 고민중이라고 말하더군요. 매번 외장하드를 들고다니기도 불편하고, 포털이나 웹하드를 이용해 2중으로 파일을 전송하는 방식이 싫으시다면 저처럼 나만의 FTP 서버를 구축해보세요.
FTP 서버 구축은 정말 쉽습니다. 무료 프로그램중에는 FileZilla를 많이들 쓰시는 것 같고, 유료 프로그램중에는 FTP Serv-U를 많이 사용하시던데, 윈도우에도 자체적으로 IIS의 FTP 서버 기능이 있기 때문에 따로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윈도우 7에서 IIS 7.5로 FTP 서버를 구동하시려면 지난번 포스팅했던 아래 글을 참조하세요.
윈도우 7에서 IIS로 FTP 서버 돌리기
이렇게 HP MicroServer로 나만의 FTP 서버를 구축해두니 매우 편리해졌습니다. 아래 스샷이 현재 저의 FTP 서버인데요, 이렇게 윈도우 탐색기로 접속해서 드래그 앤 드롭으로 파일을 업/다운 할 수 있고, 한글 파일이나 폴더 단위로도 전송이 가능하기 때문에 매우 편리합니다. FTP 접속 클라이언트를 따로 설치할 필요도 없습니다. 평소에 윈도우 탐색기로 파일을 복사하고 이동하듯이 똑같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가끔 친구에게 파일을 보내줘야 하는 경우에도 이렇게 FTP 서버 주소만 알려주고 알아서 받아가라고 하면 됩니다. 물론 계정 관리는 따로 해줘야겠지요. 친구 전용 계정을 하나 만들어줘도 되고, 친한 친구라면 나의 ID와 비번을 알려줘도 되겠지요. 아니면 일시적으로 익명 사용자의 접속을 허용해줘도 됩니다. FTP 서버 관리 방법이야 조금만 사용해보시면 금방 익숙해지실 것입니다.
2. 토런트 전용
다음은 토런트 관련 부분입니다. 사실 토런트 전용 컴퓨터를 따로 돌리시는 분들은 그렇게 많지 않을 듯 합니다. 하지만 공유정신이 투철하신 분들은 아낌없이 주는 나무 역할을 하시죠. 꼭 비공개 트래커가 아니더라도 공개트래커에서도 무한 시딩 하시는 분들을 간혹 보아왔습니다. 저도 예전에 캐플님이 올리셨던 윈도우 업데이트 패키지의 경우, 저는 윈도우 업데이트를 전혀 하지 않지만 공익성이 있는 자료이기 때문에 항상 시딩해왔습니다. 일단 용량이 작아서 별 부담이 없으니까요. 그래도 그 불과 300MB 정도밖에 안 되는 자료를 제가 그동안 100기가 가까이 업로드 했더군요.
사실 저는 예전에도 한번 토런트 시딩 머쉰을 따로 구축한 적이 있습니다. VIA C3 플랫폼이었는데 주변에 보면 Atom 플랫폼으로 구축한 분들도 꽤 계시더군요. 그런데 Mini-ITX 플랫폼은 보통 케이스도 작은 것을 사용하다보니 하드디스크를 1개만 장착하게 됩니다. 저전력에 크기가 작다는 점은 마음에 들었지만, 하드디스크 확장성 측면에선 매우 아쉽더군요. 그런 면에서 HP MicroServer는 토런트 전용 컴퓨터로 최적이라 생각합니다. 일단 저전력이고, 크기도 작고, 하드디스크를 4개 장착할 수 있고 (저처럼 ODD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5개도 장착 가능) 무엇보다 편리한 점은 바로 하드디스크 탈부착 부분입니다. 일반 데스크탑이나 Mini-ITX 플랫폼에서 하드디스크를 교체하려면 매우 불편한데, HP MicroServer는 그냥 앞문을 열고 하드를 잡아당기면 끝입니다. 플러그형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지난번에 하드디스크 확장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고 말씀드렸는데, 일단은 3TB 하드가 나오면 가격을 보고 결정할 생각입니다. 우선은 기존에 사용하던 데이터 하드 2개를 서버로 옮겨둔 상태인데 각각 용량이 750G, 500G 라서 나중에 2TB나 3TB 하드를 사게 되면 그쪽으로 자료를 옮기고 저 2개는 빼버릴 생각입니다. 구형 모델인에다 사용기간도 길고, 소음도 좀 있고, 속도도 느리고, 무엇보다 언제 사망할지 모르기 때문에 아무래도 새것으로 교체해줘야 겠습니다. 그런데 데이터를 옮기는 부분도 참 쉽습니다. 남은 트레이에 새 하드를 그냥 꽂아주기만 하고 서버에 접속해서 자료를 옮긴 다음 기존 하드는 역시 그냥 잡아당겨 뽑아버리면 그만이니까요. 일반 데스크탑에 비해서 하드디스크 관리하기가 정말 편합니다.
아래는 제가 현재 HP MicroServer로 토런트를 돌리고 있는 모습입니다. 24시간 돌아가는 나만의 시딩머쉰이죠.
3. 홈 네트워크 구축
이렇게 파일서버가 따로 존재하면 또 편리한 점은 바로 가정에서 여러대의 PC와 노트북을 운용하는 경우입니다. 요즘은 거실에 대형 TV와 함께 HTPC를 구축해두신 분들도 많은데, 홈 네트워크를 구축해두면 한쪽에만 동영상을 저장해두고 나머지 컴퓨터에서는 그냥 공유된 컴퓨터에 접속해서 동영상을 네트워크로 전송받으며 바로 실시간 감상하시면 됩니다. USB나 외장하드로 파일을 이동시킬 필요가 없습니다.
실제로 저도 동영상 파일은 전부 파일서버 쪽에 몰아둔 상태입니다. 언제든지 보고싶은 자료가 있다면 바로 접속해서 감상하고 있습니다. 아래 스샷은 제가 HP MicroServer에 장착해둔 하드디스크 3개를 네트워크상에 공유시켜둔 모습입니다.
언제든지 네트워크 드라이브로 접속해서 동영상을 바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내 컴퓨터 내에서 파일을 복사하고 삭제하듯이 똑같이 관리할 수 있는데, 이렇게 홈 네트워크를 구축하려면 기가비트 랜을 지원하는 공유기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왜냐하면 100M 공유기는 파일 복사시 초당 10mb/s 정도밖에 나오지 않기 때문에, 대용량 파일을 옮기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기 때문입니다.
HP MicroServer에는 Broadcom 사의 기가비트 랜이 장착되어 있기 때문에 기가비트 기반의 홈 네트워크를 구축하는데도 전혀 부족함이 없습니다. 실제도 저도 최근에 기가비트 지원 공유기를 구매해서 사용중인데 전송 속도에 매우 만족하고 있습니다.
EFM ipTIME N6004 유무선공유기 간단 소감
4. Air Video Server
이 부분은 애플 제품군에만 해당하는 내용인데, 제가 트위터와 댓글을 통해서 HP MicroServer에 관심있는 분들에게 질문을 받았기 때문에 소개해드립니다.
아이폰 유저들의 숙원은 바로 무인코딩 동영상 재생입니다. VLC나 OPlayer 같은 어플이 있지만 아직까지 부족한 부분이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지난번에 올려드린 아이폰 4 AVI, MKV 동영상을 MP4로 한방에 변환하기 글을 통해 손쉽게 MP4로 변환해서 사용하시는 분들 많이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변환을 한다고 해도 아이폰으로 옮기는 과정이 조금은 귀찮지요? 파일 갯수가 많고 용량이 큰 경우 더더욱 그럴 것입니다. 또한 제가 만든 툴이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일부 동영상은 변환에 실패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HP MicroServer를 에어 비디오 서버로 활용하면 어떨까요? 사실 이 프로그램을 소개한 글은 몇번 봤지만 아무래도 동영상 분야에 대해 잘 알고 계신 분들이 아닌지라, 그 원리에 대해선 잘 모르시더군요. 제가 잠시 테스트해본 결과 에어 비디오는 FFmpeg로 실시간 인코딩하면서 스트림을 전송해주는데요, 동영상을 구간별 조각 단위로 인코딩하고 옵션과 해상도, 비트레이트 등도 딱 아이폰 화면으로 보기에 적절한 수준으로 MP4 인코딩해 전송해주기 때문에 화질 면에서도 꽤 만족스러웠습니다. 물론 자막이 있는 경우에는 영상에 자막까지 입히면서 인코딩을 해줍니다.
테스트 결과 HP MicroServer는 720p 동영상까지는 무난히 실시간 스트리밍 가능했습니다. 그리고 HDTV 1080i MPEG2 TP 파일까지도 역시 끊김 없이 감상이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1080p x264 MKV 동영상은 실시간 전송이 불가능했습니다. 중간중간 계속해서 버퍼링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아무래도 저전력 15W TDP의 AMD Athlon II NEO N36L CPU가 탑재되어 있기 때문에 1080p MKV 동영상에서 실시간 감상할 수준의 (24fps 이상 필요) 인코딩 속도까지는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테스트 결과 약 17fps 정도 나왔습니다. 그래서 중간중간 버퍼링을 기다렸다 다시 재생되는 식이었습니다.
그래도 720p 까지는 완벽히 커버가 되었다는 점에 만족합니다. 따라서 그동안 보고싶은 동영상이 AVI 파일이나 MKV 파일이라서 아이폰으로 재생할 수 없었던 분들은 HP MicroServer에 에어 비디오 서버를 설치해서 활용해보세요. 집 밖에서도 언제 어디서든 내 서버에 접속해서 동영상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아이폰에 동영상을 따로 넣어다닐 필요가 없다는 것이죠.
또한 제가 지난번에 올려드린 툴로 변환한 MP4 파일인 경우, 아이폰으로 옮길 필요 없이 변환한 파일을 그대로 에어 비디오 서버를 통해 재생해도 됩니다. 특히 카피트랜스로 아이폰에 넣으면 아이튠즈랑 동기화 문제가 발생해서 불편을 겪는 분들이 많던데, 이렇게 에어 비디오 서버를 통해 인코딩 없이 변환했던 MP4 파일을 바로 스트리밍 해주시면 동기화 문제를 걱정할 필요도 없고 동영상을 아이폰으로 옮길 필요도 없이 바로 실시간 재생이 가능합니다.
5. 마무리
여기까지 글을 잘 읽어오신 분들이라면 이제 이러한 의문점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내용들은 전부 일반 데스크탑으로도 할 수 있잖아?'
네 맞습니다. FTP 서버, 토런트 시딩, 홈 네트워크, 에어 비디오 서버... 전부 일반 데스크탑으로도 가능합니다. 그런데 왜 저는 그동안 일반 데스크탑으로 이렇게 운용하지 않았을까요?
1. 소비전력 문제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일반 데스크탑은 보통 100W 이상 전기를 먹습니다. 하지만 HP MicroServer는 저전력 컨셉으로 나온 제품입니다. CPU의 TDP가 15W에 불과하구요, 다른 분께서 테스트한 내용을 보니 하드디스크 1개가 장착되어 있는 기본 상태에서 30W 정도의 전력을 소모하더군요. 즉 24시간 돌리는 서버라면 반드시 전기세 문제를 걱정해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 HP MicroServer는 파일서버로 돌리기에 최적의 제품이라 생각합니다.
2. 제품의 크기
이 제품은 일반 미들타워 케이스의 절반에 불과합니다. 높이도 절반이고 앞뒤 길이도 절반입니다. 하드디스크를 4개나 장착할 수 있는 케이스중에 이보다 작은 케이스가 있을까요? 이 제품은 공간 활용성 면에서도 최적이라 생각합니다.
3. 하드디스크 교체의 편의성
파일서버에서는 하드디스크 교체도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일반 데스크탑에서 하드디스크를 탈부착 하려면 매우 불편하지요. 현재 제가 사용중인 메인 PC가 그렇습니다. 얼마전에 SSD를 구매했을 때도 막상 장착하려니 귀찮아서 멈칫하게 되더군요. 하지만 HP MicroServer는 하드디스크 탈부착이 매우 쉽습니다. 그냥 잡아당기면 꺼낼 수 있으니까요. 직접 체험해보시면 얼마나 편리한지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4. 소음 문제
마지막으로 소음 문제도 생각해봐야 합니다. 특별히 신경써서 튜닝한 경우라면 데스크탑이라도 저소음으로 구축할 수 있겠지만, 이 제품은 기본적으로 거의 무소음 수준입니다. 일단 저전력 플랫폼이라 CPU에 쿨러가 따로 없습니다. 달려있는 팬이라고는 후면 120mm 팬과 조그마한 파워 서플라이 팬이 전부인데, RPM이 워낙 낮아서 아무런 소리도 나지 않습니다. 유일한 소음이라면 하드디스크 회전하는 소리밖에 들리지 않습니다. 만약에 하드디스크 대신에 SSD만 장착해서 구동한다면 완벽한 무소음이 되겠지요.
그동안 저처럼 파일서버 구축을 고민해왔던 분들이라면 이번 기회에 이 제품을 꼭 한번 고려해보세요. 저는 이제 열흘 정도밖에 사용해보지 않았지만 정말 만족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FTP 서버와 토런트 시딩 외에, 서버로서의 다양한 가능성을 활용해보려 합니다. 설치형 블로그나 XE 기반의 커뮤니티도 운영해볼 수 있겠지요. 아직은 웹서버에 대해 공부해보지 않아서 당장엔 힘들겠지만, 언젠가는 그런 날이 오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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