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는 컴맹이 되자?
2010. 12. 30. 23:03 |
잡담
얼마 전에 제 친구가 직장 상사의 요청으로 조립컴퓨터 주문을 의뢰받았는데, 제가 견적도 내고 주문도 해줬습니다. 친구는 컴퓨터에 대해 잘 모르거든요. 그런데 그 친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 직장 상사들로부터 자주 요청을 받습니다. 친구 회사에선 40대 후반 ~ 50대 아저씨 분들에게 그 친구가 컴퓨터를 엄청 잘 하는 녀석으로 인식이 되어 있나봅니다. 어쨌든 매번 제가 그 일을 대신 해주고 있기는 합니다.
그런데 이번 직장 상사는 이야기를 들어보니 좀 그렇더군요. 견적이 조립비, 배송비 포함해서 예를 들어 723,600원이 나왔다고 치면, 백원 단위까지 정확하게 입금을 해줬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이게 어떻게 진행이 되냐 하면, 일단 제가 친구 이름으로 주문을 넣습니다. 그러면 친구가 상사로부터 돈을 받아서 업체에 입금을 하고, 친구 집으로 본체를 배송받은 다음, 윈도우랑 프로그램을 설치해서 상사 집에 가져다주는 방식입니다.
만약에 제가 직장 상사였다면 75만원 정도는 입금해줄 것 같습니다. 수고했다고 밥한끼 사먹으라고 말이죠.
컴퓨터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이 그냥 동네 컴퓨터 가게에서 샀다면 똑같은 견적을 10~20만원 이상 더 비싸게 구매하게 될 것인데, 양질의 부품을 저렴하게 구매하는 정보 탐색 비용에 대해서는 전혀 개념이 없는 분 같습니다. 또한 윈도우와 프로그램을 설치하는데도 두시간 쯤은 훌쩍 가죠. 게다가 본체를 집에 배달까지 해주려면 차 기름값도 들죠? 또한 요즘은 인터넷 뱅킹을 많이들 사용하다보니 타행 이체 수수료가 면제되는 경우도 많습니다만, 백원 단위까지 칼같이 끊어서 돈을 송금해버리면 만약 이체 수수료가 붙었다면 어떻게 될까요?
단순히 수고비 명목으로 1~2만원 안 챙겨줘서 답답한게 아닙니다. 개인적으로 친한 사이이기 때문에 말하지 않아도 먼저 나서서 주문을 도와주는 그런 경우라 하더라도, 최소한의 예의로 고마움을 표현해야 하는게 아닐까요? 하물며 자신의 업무와 전혀 관련이 없는데도 개인 시간을 할애해서 견적을 내고 주문하고 윈도우 + 프로그램 셋팅해서 기름값 들어가며 집으로 배달까지 해주는데, 100원 단위까지 정확히 돈을 줬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참 어이가 없었습니다.
게다가 더 심각한 문제는, 일단 그렇게 컴퓨터를 대신 주문해주면 앞으로 평생 A/S 기사가 된다는 것입니다. 만약 그 컴퓨터에 문제가 발생한다면 괜히 책임이 제 친구에게 있는 것처럼 상황이 전개되죠. 그리고 자잘한 윈도우 관련 문제가 생길 때마다 귀찮게 호출할 지도 모릅니다. 개념 없는 분은 새벽에 전화해서 깨우기도 하죠. 그렇게 부려먹을 것이 뻔한데도 십원 한장 대가를 치르지 않겠다는 심보는 도무지 납득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예전부터 제 블로그 방문자 분들이 가끔 그런 댓글을 남겨주셨습니다. 회사에 들어가면 절대로 컴퓨터를 잘 다룬다는 사실을 드러내지 말라고 말이죠. 잘 다룬다는 소문이 나면 괜히 저만 이리 저리 불려다니고 (심지어 주말에), 업무와 관계 없는 사적인 일을 계속 떠맏게 되고, 게다가 그에 따른 보상도 전혀 없기 때문에 여러모로 피곤해진다는 것이었습니다.
회사에 들어가면 정말 컴맹이 되어야 편할까요?
혹시 부하 직원에게 개인적인 부탁을 하면서 고마움의 표시로 술한잔 또는 밥한끼 안 사주고 군대처럼 상명하달식의 사고방식으로 부하 직원들을 다루셨나요? 만약 그랬다면 부하 직원들이 앞에선 상사니까 어쩔 수 없이 웃을지 몰라도 속으론 비웃을 지도 모릅니다. 적어도 저는 제 친구에게 백원 단위까지 끊어서 송금했다는 분을 비웃었으니까요. 어디 초등학생 용돈도 아니고, 돈도 벌만큼 버는 사람이 백원 단위까지 정내미 떨어지게 입금해버리면, 100원에 목숨 거는 쪼잔한 인간으로 보이지 않겠습니까?
물론 이럴 수 있습니다. 친구가 컴퓨터를 들고 가면 그 때 식사를 한끼 대접한다든지 소정의 수고비를 줄 수는 있죠. 그렇다고 하더라도 입금할 때 만원 단위로 73만원 입금하면 얼마나 깔끔하고 좋겠습니까. 백원 단위까지 입금한 것을 봐선 막상 컴퓨터를 들고 가더라도 궁물도 없을 것 같습니다.
경제적으로 형편이 안 좋아서 그랬다면 이해라도 하겠는데, 연봉 5~6천 되는 사람이 백원짜리 가지고 그래버리니 정말 없어보이더군요. 친구한테 앞으로는 조립컴퓨터 주문을 부탁받지 말라고 해야겠습니다.
고마운 일에 대해서는 그 고마운 마음을 물질적이든 말로든 표현하며 사는 사람이 됩시다.
그런데 이번 직장 상사는 이야기를 들어보니 좀 그렇더군요. 견적이 조립비, 배송비 포함해서 예를 들어 723,600원이 나왔다고 치면, 백원 단위까지 정확하게 입금을 해줬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이게 어떻게 진행이 되냐 하면, 일단 제가 친구 이름으로 주문을 넣습니다. 그러면 친구가 상사로부터 돈을 받아서 업체에 입금을 하고, 친구 집으로 본체를 배송받은 다음, 윈도우랑 프로그램을 설치해서 상사 집에 가져다주는 방식입니다.
만약에 제가 직장 상사였다면 75만원 정도는 입금해줄 것 같습니다. 수고했다고 밥한끼 사먹으라고 말이죠.
컴퓨터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이 그냥 동네 컴퓨터 가게에서 샀다면 똑같은 견적을 10~20만원 이상 더 비싸게 구매하게 될 것인데, 양질의 부품을 저렴하게 구매하는 정보 탐색 비용에 대해서는 전혀 개념이 없는 분 같습니다. 또한 윈도우와 프로그램을 설치하는데도 두시간 쯤은 훌쩍 가죠. 게다가 본체를 집에 배달까지 해주려면 차 기름값도 들죠? 또한 요즘은 인터넷 뱅킹을 많이들 사용하다보니 타행 이체 수수료가 면제되는 경우도 많습니다만, 백원 단위까지 칼같이 끊어서 돈을 송금해버리면 만약 이체 수수료가 붙었다면 어떻게 될까요?
단순히 수고비 명목으로 1~2만원 안 챙겨줘서 답답한게 아닙니다. 개인적으로 친한 사이이기 때문에 말하지 않아도 먼저 나서서 주문을 도와주는 그런 경우라 하더라도, 최소한의 예의로 고마움을 표현해야 하는게 아닐까요? 하물며 자신의 업무와 전혀 관련이 없는데도 개인 시간을 할애해서 견적을 내고 주문하고 윈도우 + 프로그램 셋팅해서 기름값 들어가며 집으로 배달까지 해주는데, 100원 단위까지 정확히 돈을 줬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참 어이가 없었습니다.
게다가 더 심각한 문제는, 일단 그렇게 컴퓨터를 대신 주문해주면 앞으로 평생 A/S 기사가 된다는 것입니다. 만약 그 컴퓨터에 문제가 발생한다면 괜히 책임이 제 친구에게 있는 것처럼 상황이 전개되죠. 그리고 자잘한 윈도우 관련 문제가 생길 때마다 귀찮게 호출할 지도 모릅니다. 개념 없는 분은 새벽에 전화해서 깨우기도 하죠. 그렇게 부려먹을 것이 뻔한데도 십원 한장 대가를 치르지 않겠다는 심보는 도무지 납득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예전부터 제 블로그 방문자 분들이 가끔 그런 댓글을 남겨주셨습니다. 회사에 들어가면 절대로 컴퓨터를 잘 다룬다는 사실을 드러내지 말라고 말이죠. 잘 다룬다는 소문이 나면 괜히 저만 이리 저리 불려다니고 (심지어 주말에), 업무와 관계 없는 사적인 일을 계속 떠맏게 되고, 게다가 그에 따른 보상도 전혀 없기 때문에 여러모로 피곤해진다는 것이었습니다.
회사에 들어가면 정말 컴맹이 되어야 편할까요?
혹시 부하 직원에게 개인적인 부탁을 하면서 고마움의 표시로 술한잔 또는 밥한끼 안 사주고 군대처럼 상명하달식의 사고방식으로 부하 직원들을 다루셨나요? 만약 그랬다면 부하 직원들이 앞에선 상사니까 어쩔 수 없이 웃을지 몰라도 속으론 비웃을 지도 모릅니다. 적어도 저는 제 친구에게 백원 단위까지 끊어서 송금했다는 분을 비웃었으니까요. 어디 초등학생 용돈도 아니고, 돈도 벌만큼 버는 사람이 백원 단위까지 정내미 떨어지게 입금해버리면, 100원에 목숨 거는 쪼잔한 인간으로 보이지 않겠습니까?
물론 이럴 수 있습니다. 친구가 컴퓨터를 들고 가면 그 때 식사를 한끼 대접한다든지 소정의 수고비를 줄 수는 있죠. 그렇다고 하더라도 입금할 때 만원 단위로 73만원 입금하면 얼마나 깔끔하고 좋겠습니까. 백원 단위까지 입금한 것을 봐선 막상 컴퓨터를 들고 가더라도 궁물도 없을 것 같습니다.
경제적으로 형편이 안 좋아서 그랬다면 이해라도 하겠는데, 연봉 5~6천 되는 사람이 백원짜리 가지고 그래버리니 정말 없어보이더군요. 친구한테 앞으로는 조립컴퓨터 주문을 부탁받지 말라고 해야겠습니다.
고마운 일에 대해서는 그 고마운 마음을 물질적이든 말로든 표현하며 사는 사람이 됩시다.
'잡담'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개인정보보호법 전면 시행, 무엇이 달라지나? (16) | 2011.09.28 |
---|---|
파이널 판타지 3의 추억 (22) | 2011.09.20 |
한국 IT의 현실과 미래 (50) | 2011.09.19 |
Office 365와 클라우드의 미래 (31) | 2011.09.09 |
못 말리는 세 친구(세 얼간이), 2009 (30) | 2010.12.19 |
KTX 신경주역 가보니 (11) | 2010.12.18 |
다음팟으로 EPL 중계를 보려고 했더니 (48) | 2010.12.14 |
테크넷 구독자 다운로드 정책 변화 (10) | 2010.12.14 |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달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