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예전에 주식을 좀 했었는데요, 현물은 하지 않고 파생만 했습니다. 한마디로 그냥 도박을 한거죠. 돈도 꽤 많이 잃었구요. 그래서 정신차리고 주식에서 손을 뗀지 오래인데... 오늘 오랜만에 영웅문을 설치해서 잠깐 구경을 좀 했습니다. 옵션 만기일이라서 뭔가 재미있는 일이 생길까 싶었죠.

그런데... 제가 주식을 알게된지 2년이 조금 넘었지만 오늘같은 날이 과거에 있었는지, 또한 앞으로 있을지 의문입니다. 하루만에 500배 대박이 터진 옵션이 있었으니까요. 물론 그 500배를 진짜 먹은 사람이 과연 얼마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아무튼 파생맨들에게는 역사에 길이 남을 날이라 생각되어 블로그에 기록을 남겨두려 합니다. 2008년 12월 8일에도 콜옵션이 장중에 131배 터진 기억이 있는데, 그때 이후로 2년만에 오늘같은 날은 처음 보는 듯 합니다.


아래 차트는 오늘자 코스피 200지수 3분봉입니다. 차트가 좀 특이하죠? 네 그렇습니다. 동시호가에 사기장이 일어났습니다. 동시호가 10분만에 무려 코스피 200지수가 7포인트 가량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이런 일은 예전에 본 적이 없었고 앞으로도 일어나지 않을 듯 합니다.




오늘의 고점을 보면 12시 45분이네요. 이때 250 풋옵션과 252.5 풋옵션의 가격은 얼마였을까요? 당연히 0.01이었습니다. 특히 250 풋옵션의 경우 매수호가도 없이 매도호가가 0.01인 완전 휴지상태였죠. 요즘같은 장에 불과 3시간만에 코스피 200지수가 6포인트 이상 급락할 가능성은 거의 없기 때문에 가격이 0.01 (천원) 이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252.5 풋도 역시 저때는 0.01과 0.02를 왔다갔다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만약에 오늘 252.5 풋을 0.01에 매수한 사람이 있다면, 그리고 그것을 2시 50분까지 팔지 않고 들고만 있었다면 무려 500배의 수익이 터졌을 것입니다. 오늘 247.51로 마감했기 때문에 252.5 풋은 4.99 포인트를 먹게 됩니다. 0.01짜리 옵션이 4.99로 결재를 받으니 정확히 말하면 499배 대박이 터진 것이죠.

250풋 역시 비슷합니다. 0.01에 샀다면 2.49 포인트로 결재받으니 249배 대박이 터진 것입니다. 불과 10분만에 249배 대박이 탄생한 것입니다. 실제로 저기 보니 마지막에 0.01로 18만계약이 성사된 것 같은데, 그 18만 계약이 매도공의 환매수가 아니라 진짜 로또를 노리고 순매수한 사람이라면 10분만에 1억 8천만원이 450억원 정도로 뻥튀기 되었으니 정말로 대박이 났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하고싶은 말은 주식에 관심갖지 말고 성실히 일해서 돈벌자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주식은 A가 벌어들인 수익 이상을 B가 잃어야 하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그 이유는 중간에서 증권사와 국가라는 딜러가 수수료와 세금 명목으로 자꾸 판돈을 떼어가기 때문입니다. 자세한 통계는 제가 모르지만 개인계좌에서 현물로 수익나는 경우는 3% 정도로 알고 있습니다. 파생은 더 심해서 0.3% 정도라고 하더군요. 즉 구조적으로 개인은 주식에서 돈을 벌 수 없습니다.

코스피 하루 거래대금을 보니 대략 6조원 정도 되는데요, 세금이 0.3%입니다. 즉 하루에 180억원이 국가에 세금으로 들어갑니다. 국가는 판만 깔아주고 매일 꼬박꼬박 수백억을 챙겨가니 짭짤한 장사죠? 그래서 저는 예전부터 주식판을 국가공인 도박판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얼마전 국감에서도 때렸지만 증권거래소 평균 연봉이 1억이 넘는다고 합니다. 하루에 수백억씩 세금을 걷어가니 돈을 물쓰듯 쓰는건 명약관화지요.

한국거래소 어떤 기관? “평균연봉 1억…법인카드도 1장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