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퇴근길에 지하철에서 아이폰으로 인터넷을 하다 보니, KT에서 LTE 요금제를 발표했다는 소식이 보였습니다. 사실 저는 2010년 9월에 아이폰4를 구매했기 때문에 올해 9월까지는 휴대폰을 바꿀 생각이 없었습니다. 일단 아이폰4 자체에 매우 만족하며 사용중이고(1년이 지나서 그런지 배터리가 조루이긴 합니다만 ;;) 남들처럼 스마트폰 홀릭 수준은 아니기 때문에 딱히 최신형 모델로 바꾸고 싶은 욕심이 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갤럭시 노트는 좀 땡기더군요)

그런데 오늘 발표된 요금제를 보니 갑자기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현재 i-밸류 54,000 요금제를 사용중이고 한달에 음성통화는 거의 300분을 다 쓰지만 데이터는 1GB를 넘기지 않습니다. 기껏해야 출퇴근길에 지하철, 버스에서 인터넷 서핑하는게 전부이기 때문입니다. 회사에서는 WiFi를 이용하고, 집에서는 무선공유기를 이용하기 때문에 저는 다른 분들과 달리 LTE 520 요금제에 데이터 1.5GB면 충분한 용량이라 생각되더군요.

지금 고민하고 있는 이유는 바로 LTE 520 요금제에 망내 무료통화 1,000분 때문입니다. 저의 한달 통화량 300분을 계산해보면 대부분 여자친구 or 업무상 전화입니다. 그런데 여자친구도 KT 아이폰4를 사용중이고, 업무상 전화도 거의 대부분 KT 사용자와 통화를 하게 됩니다. 그러다보니 저에게 망내 무료통화 1,000분은 매우 의미가 큽니다. 굳이 업무상 전화를 고려하지 않더라도, 여자친구와 커플요금제를 사용하듯 부담없이 통화할 수 있다는 점이 매우 큰 메리트로 다가옵니다.

물론 여기서 판단을 잘 해봐야 합니다. 과연 망내 무료통화 1,000분이 가져다주는 경제적 효용이, 지금 시점에서 기변했을 때 부담해야 할 아이폰4의 남은 할부금보다 더 클까요? 참 판단하기 애매한 부분입니다. 현재 핸드폰 분납금이 271,440원이라 나오는데, 매월 주어지는 망내 무료통화 1,000분의 혜택이 27만원보다 더 가치있는지는 잘 따져봐야 하겠습니다.

물론 최신형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된다는 장점도 있기 때문에 꼭 27만원이라는 금액과 무료통화에 의한 효용만을 놓고 비교해서는 안 되겠죠. 그리고 아이폰4 공기계를 아이팟처럼 따로 들고다니거나, 중고로 판매해도 되기 때문에 꼭 부담해야할 비용을 27만원으로 계산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망설여지는 이유는, 위 무료통화 1,000분 요금제의 혜택이 6월 30일까지는 기회가 있다는 것입니다. 6월 말이면 분명 지금보다 더 성능이 좋은 최신 기기들이 많이 출시되어 있을 것이고, 5월부터 시행된다는 블랙리스트 제도가 휴대폰 시장을 어떻게 바꿔놓을지 모르기 때문에, 조금 더 기다려보면서 추이를 지켜보는게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게다가 당장에 아이폰이 고장났다거나 사용하는데 많이 불편하다면 모를까, 배터리 빼고는 불편한 점이 없기 때문에 굳이 무리해서 갈아탈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6월 말이면 그 전에 갤럭시S3나 아이폰5가 출시되겠죠? 또한 KT가 이렇게 망내 무료통화 카드를 꺼내들었기 때문에 경쟁사들도 지금보다 더 나은 조건의 요금제를 제시할지도 모릅니다. 따라서 저는 추이를 더 지켜볼 생각입니다. 이 글을 쓰기 시작할 때는 당장에라도 갤럭시 노트로 갈아탈까 충동적인 생각이 들었지만, 글을 쓰면서 생각이 정리되어, 어느정도 마음을 추스리게 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