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다음 뷰 애드박스 과연 이대로 괜찮은가?

snoopybox 2010. 10. 8. 16:20
최근 다음 뷰 애드박스 활동지원금 확대로 인해 여기저기 말들이 많습니다.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지 4개월이 지났고 이제는 활동지원금을 확대한다고 하는데 과연 현행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는 편이 장기적으로 Daum에 이익이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왜냐하면... 몇가지 이유를 이 글을 통해 논해보고자 합니다.




저는 처음 한달만 (2010년 6월) 뷰 애드박스를 달았습니다. 처음 시작하는 서비스니까 결과가 어떨지 궁금하기도 했고 티스토리에서 블로그를 하고 있으니 도의상(?) 한번 달아본 것입니다. 하지만 한달 뒤 바로 내렸습니다. 저에겐 그다지 메리트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딱 300위 정도 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지금의 방식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애드박스를 달 생각은 없습니다. 방식이 개편되거나 아니면 제가 PV에 걸맞는 수익금을 받을 수 있을 정도의 상위 랭커가 된다면 그때쯤에는 한번 고려해볼 생각입니다.



1. 무임승차 문제

일단 저처럼 PV가 매우 높게 나오면서 상대적으로 다음 뷰 랭킹은 낮은 경우 광고를 달 이유가 없어집니다. 최상위 랭커들은 대부분 PV가 높겠지만 아마 현재 저의 다음 뷰 랭킹 (10월 8일 현재 248위) 보다 높은 분들 중에 저보다 PV가 높은 경우는 (일부 최상위 랭커를 제외하면) 그렇게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래 스샷은 구글 애널리틱스로 지난 한달간의 방문자 수를 분석한 자료입니다.




지난 한달동안 방문자 수는 41만이 조금 넘었고 페이지뷰는 100만이 조금 넘었습니다. 만약에 제가 다음 뷰 애드박스를 달았다면 100만번의 광고 노출이 발생했을 터인데, 개편되기 전 저의 랭킹을 기준으로 수익금을 지급받았다면 1만원을 받았거나 아니면 10원도 받지 못했을 것입니다. (항상 랭킹이 300위 밖이었는데 오늘은 이상하게 248위가 되어있네요 ;; 아무튼 300위 밖이라고 가정하고) 100만번 광고를 노출해주고 10원도 받지 못하는 구조라면 과연 이 광고를 달아둘 이유가 있을까요?

러브드웹님은 이를 두고 현대판 노예 시스템이라 말씀하셨는데 저는 그정도까지는 아니고 그냥 무임승차라 표현하겠습니다. 물론 러브드웹님의 말씀도 맞습니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PV가 높고 랭킹이 낮은) 돈은 엉뚱한 사람이 (PV가 낮고 랭킹이 높은) 챙기는 구조니까요. 만약 제가 지난 한달간 뷰 애드박스를 달았다면 다음 측에선 저에게 10원도 지불하지 않고 100만번의 광고 노출 효과를 거둘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를 두고 무임승차라 표현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무임승차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다음 뷰를 통해 읽은 글만 조회수로 기록이 되듯이 마찬가지로 다음 뷰를 통해 읽은 글에 대해서만 광고가 노출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기술적으로 이게 어렵지는 않을 듯 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애드박스의 광고 노출은 아마도 지금의 1/10 이하로 떨어질 것이니 다음 측에서는 절대로 그렇게 할 수 없겠죠.

그렇다면 무임승차를 하되 PV가 높은 블로거들에겐 어느정도 합리적인 보상을 제공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것이 CPM이 되었든 CPC가 되었든 어떠한 형태로든 보상이 필요합니다. 상위 랭커들보다 실질적으로 더 많은 광고노출 효과를 제공하는데 단지 랭킹이 낮다는 이유만으로 합리적 보상을 받을 수 없는 지금의 구조라면 저같은 블로거들은 애드박스를 달 이유가 없습니다. (그래서 몇달째 달지 않고 있구요) 무임승차 문제는 Daum이 도의적으로라도 해결해야 할 부분이라고 봅니다. 광고는 노출하면서 그에 합당한 수익은 지급하지 않는 구조라면 도의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봐야겠지요. 굳이 방법을 제시하자면 랭킹과 함께 CPM, CPC를 적절히 섞어서 고려하는 방안이 있습니다. 랭킹은 다음의 표방대로 양질의 컨텐츠를 생산하는 (베스트 글들이 양질인지 아닌지는 논외로 하고) 블로거들에게 격려금을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절반을 할애하고, 나머지 절반은 광고 노출로 인해 실질적으로 다음의 수익사업에 도움을 주는 블로거들에게 배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2. 랭킹의 공정성

이 문제에 대해서는 길게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아마 다음 뷰에서 오랫동안 활동해오신 분들이라면 누구라도 인정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다음뷰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고 소위 말하는 "그들만의 리그"에 참여할 생각이 없기 때문에 길게 논하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다음 운영자라 하더라도 지금의 시스템을 바꿀 생각이 없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어차피 인력은 한정되어 있고 매일 발행되는 글은 수천(?)개가 넘기 때문에 일일이 글을 다 읽어볼 수는 없고 그럴 필요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열린 편집이라는 제도를 도입했지만 이 제도야 말로 열린 편집이 아니라 닫힌 편집임을 스스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열린 편집의 기본 개념은 "A가 추천한 글이 베스트에 오를 확률이 높다면 A의 추천에 가중치를 부여한다." 입니다. A의 추천은 가치 있는 추천이라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이는 악순환의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A의 추천은 가치 있는 추천이기 때문에 A가 추천하면 베스트에 오를 확률이 높아지고, 따라서 결과적으로 A는 다시 가치 있는 추천자로 분류되게 됩니다. 빈익빈 부익부가 무엇인지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구조적 모순점 때문에 영향력이 큰 상위 랭커들끼리 서로서로 추천해주고 댓글을 달고 답방하는 "그들만의 리그"가 더더욱 돈독해지는 것입니다.

물론 그렇게 하는 것도 쉽지 않다는 점 잘 알고 있습니다. 글만 썼다하면 10분 안에 수십개의 추천을 받는 분들은 그만큼 노력을 했기 때문에 그러한 결실을 이루어낸 것입니다. 그러니까 "그들만의 리그"에 참여하고 싶다면 여러분도 열심히 상위 랭커들을 골라서 묻지마 추천하고 댓글달고 발도장 찍으셔야 합니다. 특히 상위 랭커가 아니라 하더라도 추천을 잘 해주는 사람을 골라서 공략하는게 효과적이겠죠? 참고로 저는 보답성 추천이나 답방을 안 하기 때문에 제 글은 추천하지 않아도 됩니다. 저는 심심할 때 다음 뷰 IT 분야 글만 보는데 그중에 보고싶은 글만 골라서 보고 괜찮은 내용이다 싶으면 추천을 합니다. 무의미한 묻지마 추천은 남발하지 않습니다.

물론 열린 편집 뿐 아니라 다음 뷰 관리자의 영향력도 매우 크기 때문에 관리자에게 이쁨받는 글을 잘 쓰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쁨받는 글이라 하면... 바로 지금 제가 쓰고 있는 이런 글은 절대로 쓰면 안 되겠죠? 아무리 옳은 소리를 해도, 추천을 많이 받아도 이런 글은 절대로 베스트에 오를 수 없을 것입니다. 설령 베스트에 올랐다 하더라도 운영자 분이 이 글을 보는 즉시 베스트에서 내리겠지요. 반대로 다음 뷰 랭킹 제도가 매우 합리적이고 공정하다는 논조의 글을 썼다면 추천수가 거의 없어도 이런 류의 글보다는 베스트에 오를 확률이 더 높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음 뷰 관리자 분은 무작정 이런 글을 미워하지 마시고 정말 다음 뷰의 발전을 원하신다면 열린 마음으로 긍정적으로 검토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 문제에 대해 저는 적절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없지만, 지금의 방식이 결코 좋은 글을 분별해내는 합리적 방안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구독자 추천이 비로그인 추천보다 왜 더 가치있는 것으로 판단되는지 잘 모르겠고, 글은 읽지도 않고 단지 추천을 잘 해주는 블로거이기 때문에 품앗이로 추천해주는 행위가 과연 좋은 글을 분별해내는 데 도움이 되는지 아니면 오히려 방해가 되는지는 잘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3. 분배의 형평성

애드박스가 보건복지부도 아닌데 굳이 분배의 형평성 문제를 고려할 필요는 없겠지만, 그냥 현실이 이렇다는 것을 보여드립니다. 개편된 시스템을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1위 ~ 50위 랭커들의 수익을 합산한 금액이 나머지 51위 ~ 500위 랭커들의 수익을 합산한 금액보다 더 많습니다. 또한 상위 100위까지를 보면 대략 경제학의 20:80 이론이 여기에도 적용되고 있습니다. 상위 20%인 100명의 수익금이 전체 수익금의 80% 가까이를 차지합니다. 나머지 400명은 20%의 수익금을 나눠먹는 구조인 것이죠.

물론 최상위 랭커들은 그만큼 노력을 많이 했기 때문에 (그것이 양질의 포스팅이든 어뷰징이든 간에) 그 노력의 댓가를 받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분들은 아마도 "배아프면 니들도 어뷰징 하든가" 라는 식의 논리를 펼칠지도 모릅니다. 과연 그 논리가 합당한지는 잘 모르겠네요. "억울하면 니들도 출세하든가" 와 다를 바가 없으니까요. 억울하면 잘못된 사회 제도를 개선해야 하는 것이지 억울한 사람이 출세한다고 한들 무엇이 달라지겠습니까? 그 출세한 사람의 욕구만 해결될 뿐 나머지 억울한 사람들의 문제는 그대로 남아있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는 않습니다.

사실 이 문제 역시 제가 적절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는 없습니다. 1위부터 500위까지 동일하게 15만원 정도를 지급한다면 이것 역시 역차별의 문제라 볼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지금의 분배 구조는 뭔가 좀 아니다 싶습니다. 상위 50명의 광고 트래픽이 나머지 450명의 광고 트래픽을 합산한 것 보다 더 많지도 않을 것이고, 그들이 블로그에 공들이는 정성이나 시간이 나머지 분들의 노력보다 수십배 크지도 않을 것입니다.

결국 Daum은 애드박스 도입을 통해 최상위 랭커들의 순위 경쟁에 불을 붙이고 기름을 부은 꼴입니다. 앞에선 웃지만 뒤에서 호박씨 까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랭킹을 올리기 위해 부적절한 방법을 도입하는 경우도 많이 봤습니다. 돈 앞에서 약해지는 블로거들의 모습을 보며 Daum이 과연 좋은 취지로 도입한 이 제도를 제대로 운영하고 있는 것인지 회의가 듭니다.


  
※ 여우와 신포도

결국 이러한 논의가 최상위 랭커가 아닌 저같은 변방의 (다음 뷰 내에서) 블로거에 의해 제기되는 경우 아무리 외쳐봐도 "너는 최상위 랭커가 아니기 때문에 배아파서 이런 글을 쓴다." 라고 치부해버릴 사람들이 많을 것입니다. 여우가 키가 작아서 포도를 따먹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포도가 시기 때문에 먹지 않는다고 자기 합리화를 하는 것 처럼, 변방의 블로거들은 자신이 무능해서 최상위 랭커가 되지 못함을 탓하지 않고 시스템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비판한다고 바라볼 것입니다.

과연 정말 그럴까요? 정말 키가 작은 여우가 먹고싶어도 따지 못하는 포도를 보고 시어서 안 먹는다고 헛소리 하는 것인지, 아니면 포도가 정말 시기 때문에 키가 큰 여우가 먹을 수 있어도 안 먹는 것인지... 판단은 여러분의 몫입니다. 이 글을 보고 계신 분들 중 다음 뷰와 관련이 없는 분들은 정확히 객관적으로 판단을 내리실 수 있겠지요. 과연 지금의 랭킹 제도와 수익 배분 구조가 합리적인 것인지, 무임승차 문제는 Daum의 잘못이 아닌지 말이죠.

합리적 해결책을 제시하지는 못하면서 비판만 해서 죄송합니다. 어뷰징 이슈는 사실 양날의 검이라 그것의 폐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반대로 블로거들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유도한다는 측면에선 장점도 있습니다. 하지만 무임승차 문제는 Daum에서 꼭 개선해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지금처럼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엉뚱한 사람이 챙기는 구조라면 저 뿐만 아니라 앞으로 애드박스를 티스토리나 다음이 아닌 다른 블로거들을 대상으로 확대 개편했을 때도 PV가 높은 블로거들에게 "그들만의 리그" 라는 높은 진입장벽과 함께 결코 Daum에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못할 것입니다.